GuitarMan 2023. 9. 19. 10:28

中學生 때 '이 원복' 화백의 '野望의 ground'라는 축구만화를 보며 한 때 '축구'에 빠진 적이 있었다.

이야기에서 우승 0순위 학교의 Ace가 공을 차는 동작들을 녹화하여 rival 학교의 감독에게 보내는 장면이 있다.
허나 그 학교는 또 패하고 만다.
감독은 그 영상을 보지 않았다.
왜 안 봤냐는 질문에 감독은 이렇게 답한다.
"더러운 승리와 깨끗한 패배. 뭘 선택하시겠습니까?"

2023년.
21세기 오늘날에는 더럽게 이기거나 별의 별 비겁한 짓을 하더라도 승리를 쟁취해야 한다는 이들이 많다.
사람들의 의식 속에 '과정'보다 '결과'를 더 중요하게 여기고 1등만 기억하는 시대이기에 경쟁자들은 '경기의 과정', '정정당당함'은 아예 마음에서 지우고 승리와 우승만을 목적으로 서로 대결한다.
정정당당하게 대결해서 지더라도
"넌 잘 싸웠어."
는 영화에서나 나오는 말이 된지 오래다.

그런 중에 며칠 전 '당구(女)' 경기를 보는데 피를 말릴 것까지는 아니었지만 재미나게 진행 중에 이기고 있는 선수가 누가 봐도 정상적 play를 했는데 심판을 불러 뭔 얘기를 하더니 'video 점검'을 청하는 듯했다.
공의 touch, 정상적 cushion 등 하등에 이상이 없는 play였다.
그녀의 확인 요청 사항은 자기의 cue가 다른 공을 건드린 것 같으니 확인을 해달라는 것이다.

심판, 관객, 시청자 모두 전혀 눈치를 못 챈 부분이기에 그녀 자신이 모른 척하고 경기를 계속 진행해도 전혀 상관이 없었다.
그리고 결과는 cue가 다른 공을 touch한 것으로 판명돼서 점수는 취소되고 상대에게 공격권을 주었다.
그런 그녀를 보고 '멋진 선수다.'라는 사람들과 '저 바보! 그걸 왜 얘기해?'라고 하는 이들로 갈렸을 거다.

순간 筆者도 '저 바보!'라고 외친 것을 보면 惡에 물들었나?
'속임'이나 '정당함'은 항상 '윤리적, 양심적'으로 대해야 할까?
시대가 '비겁함과 치사함'을 요구하고 필요로 하면 따라야 하나?

人生을 살아가며 우리는 순간과 찰나에 이런 고민을 하게 된다.
그리고 선택의 결과는 하늘과 땅이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