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 위주의 수업을 해서인지 아니면 배우는 애들이 수준 미달인지 모를 일이다만 21세기 전후로 해서 대화를 할 때, 게시판의 글을 읽을 때 학창시절에 배운 우리말의 틀이 다 깨진 느낌을 받는다.
語學 공부를 할 때 '듣기, 쓰기, 읽기, 말하기'라는 기본 공식이 있고
듣기 : 話者가 뭘 전달하려는지 잘 이해해야 하고
쓰기 : 글로 알맞는 단어와 문장으로 내 뜻을 정확히 전달하고
읽기 : 筆者가 전하는 바를 잘 파악하고
말하기 : 내가 전하고자 하는 의미를 제대로 전해야 한다.
그런데 TV를 보면, 일상에서 대화를 하다 보면 대화를 할 때 할 말을 하는 게 아니고 하고픈 말만 하는 모습을 자주 본다.
반대로 상대의 말을 자기 의미대로 해석하여 대화 자체가 안 된다.
쓸 때는 말이 아닌 글이기에 맞춤법, 띄어쓰기 하나에 문장의 전체적 뜻이 다르게 전해질 수도 있는데 자기가 적고픈대로 쓴다.
읽을 때도 뭘 얘기하려는지 생각은 전혀 안 한다.
그냥 읽는다. 아니 '본다'라는 표현이 맞겠다.
법정에서 검사와 변호사의 질문과 대답이 이렇다.
듣고 싶은 것만 듣고 얘기할 선까지만 얘기한다.
물론 이 예는 罪의 有無를 따지는 자리이기에 조심스레 말하고 걸러내며 듣는다고 하겠지만 문제는 이런 검사와 변호사의 대화 방식이 일상 생활에서도 흔히 접한다는 것이다.
그런 대화 방식의 대표적인 예를 '夫婦' 싸움에서 볼 수 있다.
특히 아내들이 심하다.
서방의 말도 듣기 싫고 뭔 말을 해도 자기 나름대로 해석을 하고 다툼도 자기가 분이 안 풀리면 끝을 안 낸다.
가장 대표적인 말이
"당신 문제가 뭔지 알아?"
라는 밑도 끝도 없는 자기만의 얘기다.
(이런 ♀들을 애미로 둔 자식들이 정서가 올바를 리가 없다.)
가장 큰 본보기는 국회 회의, 청문회다.
필요없는 말을 대답으로 한다거나 말 도중에
"네, 거기까지…"
라며 말을 자르거나 대답을 하면
"달리 얘기하면 ○○○○라는 거군요."
라고 하면서 아무도 생각치 않는 얘기로 덮어버린다.
나는 개인적으로 가수 '윤 종신'을 좋아하지 않는다.
본업 외에 '방송인'으로 활동도 하며 열심이긴 했던 그는 들려오는 소문으로 방송에서 concept이 그런 게 아니고 본성이 그렇다고 한다.
'라디오스타' program 진행자 시절에 출연자가 하는 얘기를 말꼬리를 잡고 話者를 곤란하게 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문제는 그 모습을 많은 시청자들이 보고 웃으며 재미있게 여기는 것이 아니라 짜증스러워했다는 점이다.
방송이 이러하니 고스란히 시청자(≒국민)들에게 영향이 간다고 볼 수 있다.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이들은 당연히 10대 청소년들이다.
소위 어른이라 칭하는 우리 세대가 간혹 애들을 향해 '이상하다, 싸가지가 없다, 싹수가 노랗다.'라며 지적•험담을 하지만 걔들이 그렇게 되게끔 밑🍚을 깔아준 이들이 우리 기성 세대들이다.
반성해야 한다.
말(言)은 혼자만 마냥 줘 떠들고, 반대로 듣고픈 말만 골라서 듣는 것이 아니다.
말을 듣는 이는 저 사람이 뭘 전달하려는지를 알려고 해야 한다.
뭔가 반박 거리만 찾으려고 한다면 이미 대화가 아니다.
筆者와 話者는 자기의 뜻을 제대로 이해하기 쉽게 전해야 하고, 讀者와 聽者는 상대가 뭘 전하려는지 생각을 하며 받아들이는 노력을 하여야 한다.
'Youtube'의 어느 개인방송인이
"오늘 주식 시장이 금리가 많이 올랐다고 합니다."
라고 했더니 꼬리글창에
'돈자랑하지 마세요.'
라고 뜨는 것을 보고 우리의 국어 이해도가 심각하다는 걸 느꼈단다.
내 생각에도 '돈자랑'이라는 말을 왜 했는지 이해도 하기 싫었고 어이가 없었다.😳
그런데 이게 오늘날 대한민국의 현실이다.😔